국립장애인도서관의 소장본인 "(한번에 끝내는) 독일어 문법, 초중급편"을 다시 제작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그 이유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본 도서에는 영어 약자들이 독일어 약자들로 사용되었습니다.
참고로 극히 일부의 약자들을 제외하고 두 언어들의 점자 약자 체계는 엄연히 다릅니다.
둘째, 구두점 역시 영어식 점형이 사용돼었습니다.
셋째, 더욱 심각한 점은 독일어에 사용되는 특수 문자들인 우믈라우트("Ä/ä", "Ö/ö", "Ü/ü",) 및 에스체트("ß") 등이 제대로 표기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들 특수 문자들은 독일어에서 별도의 점형이 있으며, 예컨대 우믈라우
트 a를 a로 표기할 경우 전혀 다른 의미의 단어가 되거나 아예 독일어에 없는 단어가 되기도 합니다.
넷째, 오타 및 띄어쓰기 면에서 본 도서는 한마디로 처참합니다. 실제 원본이 그 정도의 수준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습니다. "이 책의 점역자 주"가 "원본의 오타와 띄어쓰기 오류는 원본과 동일하게 제작함."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점자 도서의 내용은 다분히 제작 과정에서 비롯된 다양한 문제들로 인하여 현재의 결과물로 출간되었다고 결론지을 수밖에 없다는 심증을 갖게 합니다.
요컨대 본 도서의 1차 점역기관인 하상복지재단은 독일어 점자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점역사로 하여금 본 도서를 제작하게 했고, 교정마저 부실하게 했으며, 검수기관인 국립장애인도서관 역시 본 결과물과 관련하여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저의 판단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본 점자도서가 최종본으로 국립장애인도서관의 도서목록에 게시되기 전에 적어도 세 단계의 촘촘한 과정에서 충분히 걸러졌어야할 문제들이 그대로 노출되고 말았습니다. 이는 장애인들을 위한 대체도서들을 제작하는 전문 기관으로써 하상복지재단은 물론이고 국립장애인도서관이 마땅히 갖추어야할 전문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아울러 외국어 입문 도서 제작시에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시간과 비용 및 인력을 감안할 때, 본 점자도서의 문제들은 매우 아쉽습니다. 게다가 현 시점에서 독일어 입문서로 본 도서가 국립장애인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도서로는 유일하다는 점에서 그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본 도서를 다시 제작할 시에 참고하실 수 있는 사항들을 아래에 적습니다.
첫째, 도서명이 말해주듯, 본 도서는 독일어 입문서이니만큼, 모든 독일어 표현들은 원칙적으로 독일어 점자 체계에 따라 약자 없이 정자로 점역되어야 합니다. 점역자는 "점역자 주"의 형태로 도서 앞 부분에 독일어 점형을 소개하면 좋을 것입니다.
참고로 독일어 점자의 약자 체계는 상당히 복잡하여 점역사나 독자가 숙련된 수준으로 익히기에는 상당한 시간을 요합니다.
둘째, 본 도서의 점역본은 오타 및 띄어쓰기 오류를 최소화하여 제작되어야 합니다. 특히 외국어 입문 도서라는 특수성을 고려할 때, 그러합니다. 따라서 점역자는 1차 점역 과정에서 원본의 오타와 띄어쓰기 오류를 수정하여 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점역자 주"에서 밝힌 현재의 방식을 고집할 경우, 독자는 오타 및 띄어쓰기 오류를 만날 시에 그것이 원본에서 기인한 것인지, 점역자의 실수에서 기인한 것인지를 파악하기가 불가능합니다. 이는 종국적으로 도서의 가독성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으뜸 장애인도서관은 뭐니 뭐니 해도 국립장애인도서관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국립장애인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도서들 중에 결코 출간본으로 인정될 수 없는 도서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향후 동일한 실수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국립장애인도서관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애쓰시는 임직원들의 노고에 아낌 없는 응원을 보냅니다.